팀 전보를 준비하면서 회고
다음 주면 1년 반 동안 몸 담았던 소속 팀을 떠나 클라우드팀으로 이직합니다. R&R을 보다 명확하게 나누면서 저는 인프라 업무만 담당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소속 팀에서 일하면서 부족했던 점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가져야할 자세들을 정리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고리타분한 내용이 되는 것은 싫어서 ‘예전 팀은 이랬었지…‘하고 기억할 만한 내용도 남겨보려구요.
돌이켜보면 지금 팀은
신입으로는 쉽지 않은 MLOps 커리어를 시작하게 해줘서 정말 감사한 팀입니다. 모난 곳 하나 없는 팀원들은 정말 잘 대해주셔서 나중에도 떠올릴 때마다 뭉클할 것 같구요. 실에 입사 동기도 많았고, 저와 같은 대학 출신이 절반이나 돼서 유대감도 정말 끈끈한 편입니다. 모든 것 하나하나가 저는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일하다보니 벌써 1년 반이나 됐다는게 믿기지 않네요. 한 편으로는, 1년 반이나 됐는데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산더미인게 제 자신에게 좀 실망스럽습니다. 당시에는 MLOps, CI/CD, Kubernetes 그 어느 것 하나도 전혀 몰랐던 제가 하나씩 익혀나가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고 위안을 삼아보지만, 1년 반이란 시간이 단순히 플랫폼 구조를 파악하고, 메인 업무인 K8s 운영만 하기에는 다소 아까운 시간이었습니다.
플랫폼 내에서 각자 역할이 잘 나뉘어져 있어서 적극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러 찾아나서지 않은게 가장 아쉬운 점이에요.
한창 배움을 이어나가야 했을 시기에 여행에 너무 맛들려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워라밸이란게 이런 것인가 하고 누릴 수 있을 때 누리자는 생각도 있었구요. 그렇게 여행을 다니는 것이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분명한데, 그것들이 제 마음 속에 남아있지. 남들의 눈에 보이지는 않으니까 더욱 탱자탱자 노는 사람으로만 비춰줬을까 아쉽기도 합니다. 반 년에 하나정도 따려고 했던 자격증은 CKA 하나 따는 걸로 끝나버렸고, 뭐라도 더 열심히 해야 했다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ELK 인수인계를 받고 있는데, 사실 로그 수집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진작에 공부를 좀 해둘걸! 그래서 요즘은 여행보다 야구에 빠져 있습니다. 두산 화이팅
클라우드팀으로 가서는..
새로운 환경에 놓이는 만큼, 가장 먼저 생활적인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밤에 일찍 자고 출근을 일찍 하는 방향으로 꼭 수면 패턴을 바꿀 필요가 생겼습니다. 기존에는 7시 50분에 기상해서, 8시 20분 버스를 타고, 9시 30분 즈음에 출근 찍으면 되는 그림이었다면… 새로 옮기는 팀의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악명이 높고, 하차하는 정류장에서 제법 멀어서 이제는 지하철을 타야할 것 같구요. 애써 찾은 좋은 점은 버스랑 달리 멀미가 없어서 이동 간에 틈틈이 e북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작년에 한창 감량할 때 열심히 하던 운동도 오래 쉬었는데, 다시 운동을 하면서 허약해진 몸을 다시 정비할 필요가 느꼈습니다. 요즘은 하고 싶은게 많아서인지 늦게 잘수록 회사에서 종종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걸 느끼고, 러닝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싶네요. 출근했는데 저 사람은 늘 생기가 없어보이고, 리프레쉬한답시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당연히 좋게 보이지 않을테니까요. 다시 꾸준한 습관으로 자리잡으면, 하프 마라톤까지 해보고 싶네요. 운동하려면 푹 자기도 해야하니까 수면 패턴부터 잘 신경써봐야겠어요.
또, 한동안 워라밸적인 측면은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정상 공백이 생겨도 당장 누군가가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게 됐어요. 그래서 8월까지는 홀로 업무를 쳐내면서 정말 말그대로 홀로서기의 시간입니다. ‘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가장 앞서고, 그런 두려움을 떨쳐내려면 계속 공부하면서 자신감과 실력을 길러야한다는 것을 알아요. 아는 것과 실천은 별개지만 말입니다ㅜㅜ 그래도 저는 자격증 취득처럼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있을 때 동기 부여가 잘 되는 것을 잘 알아서, 우선적으로 CKAD와 ICA(Istio Certified Associate)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고, AWS와 Docker 공부도 병행할 생각입니다. 언어를 하나 더 다룬다면 Golang을 해볼 생각입니다.
일단 선언을 했으니 이제 잘 지켜나가는 것 또한 오롯이 제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