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 말라카에서 쿠알라룸푸르로
오늘은 말라카에서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이제야 말라카의 매력을 좀 알기 시작했는데 이동해야하는게 아쉬웠다.
네덜란드 광장부터 세인트폴 성당을 거쳐 산티아고 요새까지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구석구석 보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작정하고 보기엔 또 별로 볼 게 없는 곳이지 싶다.
한국으로 치면 경주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수학여행 오는 학생들이 많았고 여기 애들은 무지 순수하다.
누나 말로는 뭐 물어보면 한국에서 왔냐고 하면서 막 꺄르르 좋아했다고. 놀란건 다들 팁도 할 줄 안다.
당일치기로 많이 오는 곳이라고 하는데 오전부터 하루를 풀로 쓰는게 아니면 당일치기보단 1박이 낫겠다.
우리 숙소가 있는 쪽이 번잡해서 그랩이 잘 안오는 곳인줄 모르고 있다가
하마터면 쿠알라룸푸르행 버스 놓칠 뻔 했는데 다행히 버스 또한 딜레이되면서 무사히 탔다.
도착한 쿠알라룸푸르는 조호바루나 말라카와는 비교가 안되는 선진 도시의 모습을 띠었다.
페트로나스 타워는 절대 롯데 타워랑 비교가 안 됨.. 비록 높이는 낮더라도 웅장하고
그 첨예한 모양새가 예술이다. 롯데 타워는 그냥 스르르르르 미끄러질 것만 같이 생김.
생기기는 멋있게 생겼는데, 타워 뒤에 센트럴파크에서 있는 분수 쇼는 그저 그랬다.
높이 솟는 분수도 좀 있을 법한데 타워 스케일에 비해 밋밋하달까.
수리아 KLCC를 한 번 쑥 훑고 Bukit Bintang(부킷 빈탕)이라는 거리로 갔는데,
인파가 어마어마했다. 밤 늦게까지 여는 쇼핑몰, 상점, 술집들이 즐비해서 그런 것 같은데
한국 명동, 도쿄 시부야같은 느낌이 났다. 근데 사람 말고는 볼 것 없었음.
오히려 잘란 얄로 야시장이 볼 만했다. 대만이랑 비교했을 때 음식의 종류가 많지 않아서
다양한 시도를 하진 않았고, 배가 너무 고파서 Sai Woo라는 가게에서 많이 먹었다.
사테, 볶음밥, 양념된 고기 등등…피오 닮은 종업원도 있었는데 친절해서 메뉴도 잘 추천해줬다.
처음부터 추천해달라고 해서 먹을걸 싶었지만 그래도 추천해준 메뉴들은 다 내 입에 잘 맞았다.
싱가포르의 ‘동방미식’ 느낌이 나는 가게지만 맛은 거기가 더 나은 것 같다.
숙소에는 수영장이 있다. 이렇게 좋은 곳을 와본 적이 없어서 앞으로의 여행들이 걱정될 정도.
전에는 숙소가 꼭 깨끗하고 벌레도 없었으면 했는데, 발리나 싱가포르를 다니면서
둘다 만족하는 곳은 없었는데, 여기는 흠 잡을 데가 없이 훌륭하다.
188 Suites, 또는 Sfera Residence라고 불리는 곳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