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행 둘째 날 조호바루와 말라카

잠잘 시간에 비행기를 타니까 좋고 나쁜 점이 너무 명확하다.
이른 시간부터 알차게 여행지를 돌아다닐 수 있으나,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다.
다음 달 방콕여행도 이렇게 똑같이 짜놨는데 잘할 수 있겠지…?

싱가포르에 내리자마자 조호바루로 국경을 넘었다. 어차피 말레이시아 갈거였으면
쿠알라룸푸르로 직항타면 됐지 않나 싶지만, 싱가포르로 가는게 훨씬 저렴했다고 한다.
국경을 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덕분에 국경을 넘는다는 경험을 할 수도 있고
넘는 김에 조호바루를 반나절정도 보는게 동선이 괜찮은 것 같다.(사실 반나절도 길다)

국경 넘자마자 esim도 안되고 와이파이도 없어서 멘붕이었지만 착한 중국인 만나서 랄킨역까지 잘 갔다.
술탄 모스크 사원은 갈만 했지만 꼭 가야한다 정도는 아니었다. 카페 거리도 그런 느낌이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거기 있는 Hiap Joo 케익을 가볼껄 그랬다. 별 이유는 없고 단지 가장 유명한 곳인 것 같아서.

그리고 랄킨역에서 버스타고 말라카까지 이동했는데 버스 의자가 뒤로 많이 젖혀지는게 꽤 편했다.
생각보다 꽤 긴 시간을 탔는데, 많이 피곤했는지 내리 잤다.
말라카 터미널에서는 가게들 구경 좀 하다가, 그랩 타고 말라카 숙소로 왔는데 여기 완전 최고다.
다음에 또 온다면 재방문 의사 200%고, 지인들도 꼭 여기 가라고 추천하고 싶다.
뷰, 건물 외관, 주변 상권, 사장님의 친절함, 편의, 청결함, 구비된 시설이 모두 손색없이 훌륭했다.
하루만 지내고 떠나야하는게 너무 아쉬울 정도라서, 여긴 나중에라도 꼭 다시 와보고 싶다.

그리고 환전할 일이 있어서 환전소를 찾다가 Wisma Air 근처까지 가게 되었고,
Nasi Lemak Royale Junction이라는 곳에서 식사했다. 배는 고픈데 환전소는 다 닫아서
카드 결제되니까 간 곳인데 결과적으로는 음식도 훌륭했고 직원들의 친절함도 너무 좋았다.
메뉴판을 봐도 무슨 음식인지 모르니까 달라붙어서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음식 추천까지 받았다.
식사든 음료든 아무리 비싸도 한국의 절반에도 한참 미치지 못해서 부담이 적었다.
게다가 맛있으니 첫 주문에 아얌 고렝 하나, 용과/수박 주스 한 잔씩 시켰던게
마지막에 계산할 떄는 식사 4개, 주스 4잔이 되었음. 여기서 물가 차이를 실감했다.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보면서 따봉을 외치던 두 남녀가 기억에 선하다. 나가면서도 잘가라고 인사해주는게 아직까지는 친절한 사람들만 만났다. 남은 날도 이런 사람들만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돌아다니다가 The Shore라고 하는 이 동네에서 가장 웅장한 주상복합 건물을 지났는데
서울 가든이라고 한식당이 있었는데, 주변 식당 중에 유일하게 사람이 북적거렸다. 한식 최고(?)
스벅 아아는 한잔에 3,400원정도 하는 듯 했다. 여기 최저시급 대비 비싼 편이긴 한듯..

말라카가 강을 끼고 있어서 그런지 리버 크루즈를 타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근데 들어가기 전에 사진을 찍어주는데, 나중에 다시 나올 때 원하면 구매할 수 있게
액자, 자석, 사진 형태로 준비를 해둔다. 가족 모두 사진이 잘 나왔다고 엄마는 사고 싶어 했다.
근데 셋 다 구매하는 데 한화로 24,000원을 달라고 해서 거절하고 나왔는데 내내 아쉬워했다.
지금 생각하면 퀄리티에 비해 다소 터무니없는 금액이었지만 추억을 산다는 느낌으로 살껄 후회한다.
앞으로는 돈을 더 쓰더라도 추억을 살 수 있다면 투자하는 쪽이 훨씬 낫다는 교훈을 얻었음.
나중에라도 이 일을 생각하면 그때 왜 그랬나하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남을 것만 같아서 슬프다.

내일은 쿠알라룸푸르로 간다. 아쉬움이 안 남는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